무해력 뜻과 사례ㅣ트렌드코리아2025에서 주목한 키워드

복잡하고 자극적인 세상에 지치셨나요?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콘텐츠 속에서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편안하고, 나에게 해롭지 않으며, 마음의 안정을 주는 대상을 찾게 됩니다. 2025년, 이러한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무해력(Embracing Harmlessness)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이 무해력을 현대 소비자들이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벗어나 해롭지 않고 편안함을 주는 대상에 주목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예측 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작은 것들,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에서 안도감과 위안을 얻으려는 깊은 심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제 무해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중요한 트렌드가 되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무해력,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무해력은 한자 ‘없을 무(無)’, ‘해로울 해(害)’에 힘 ‘력(力)’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해가 없음이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자극적이지 않고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대상들이 지닌 긍정적인 영향력이나 매력을 뜻합니다.

디지털 세상은 물론 현실에서도 경쟁과 불안이 가득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피로를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갈망합니다. 이때 작고, 귀엽고, 순수하며, 예측 가능한 ‘무해한’ 것들이 큰 위안을 줍니다.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무해력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심리적으로 안전함을 느끼고,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대상에게서 얻는 편안함과 연결됩니다.

왜 2025년 트렌드로 ‘무해력’이 주목받을까요?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무해력을 핵심 키워드로 선정한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심리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무해한 것에서 안식처를 찾습니다.

첫째, 세상살이의 피로감이 커졌습니다. 끝없는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는 많은 사람에게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안겨줍니다. 이러한 피로를 해소하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무해한 대상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는 일종의 자기 보호 메커니즘으로 작용합니다.

둘째, 디지털 피로도가 높아졌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면서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욕구가 커졌습니다. 눈을 피로하게 하거나 감정을 소모시키는 자극적인 콘텐츠 대신, 편안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무해한 콘텐츠나 사물에 대한 선호가 자연스럽게 높아졌습니다.

셋째, 안도감과 통제감을 추구하는 심리가 강해졌습니다. 내 마음대로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통제하기 쉽거나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무해한 대상에게서 안도감을 느낍니다. 무언가를 돌보거나 아끼는 과정을 통해 얻는 통제감과 우월감 또한 무해력이 발현되는 중요한 심리적 기제 중 하나입니다.

일상 속 ‘무해력’, 다양한 사례 살펴보기

무해력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이러한 무해력의 발현 형태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각 유형별로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앙증깜찍 무해력입니다. 이는 작은 크기 자체에서 오는 귀여움과 안도감을 주는 대상들을 의미합니다. 크기가 작으면 위협적이지 않다는 본능적인 인식과 연결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예를 들어, 주먹만 한 크기의 인형이나 미니어처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물즈’와 같이 실제 존재하는 작고 하찮은 생명체를 귀엽게 형상화한 캐릭터 상품들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일반 케이크의 1/4~1/6 크기인 마이크로 케이크처럼 소형화된 디저트들도 소비자의 눈길을 끕니다. 일본의 가챠샵 문화처럼 작고 무작위적인 장난감을 뽑는 행위에서도 소소한 즐거움과 예측 가능한 결과(작은 장난감)에서 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려용 소 등 개량 품종의 소동물 선호가 증가하는 현상도 앙증깜찍 무해력과 연결 지어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햄스터 용품을 미니어처로 직접 만들거나 햄스터를 위해 작은 미로, 식당 등을 제작하는 콘텐츠(예: 유튜브 SIMI TV)가 큰 인기를 얻는 것 역시 작고 귀여운 생명체와 관련된 무해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두 번째는 귀염뽀짝 무해력입니다. ‘귀염뽀짝’은 귀엽고 예쁘다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형을 통해 귀여움을 유발하며 무해력을 갖는 대상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기능적인 사물에 심미성을 더해 무해한 매력을 더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키보드를 예쁘게 꾸미는 커스텀 키캡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딱딱한 기계에 귀여운 캐릭터나 디자인의 키캡을 씌워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사용하는 동안 소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귀여운 키링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강릉의 ‘삶은 감자’에서 만든 농수산물 키링처럼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귀여운 디자인으로 소장 가치를 높입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나 일상적인 대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이모티콘 역시 귀엽고 예쁜 외형으로 무해력을 발휘하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합니다.

세 번째는 순수대충 무해력입니다. 완벽하지 않고 서투르지만 그 자체로 순수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여 무해력을 갖는 대상들입니다. 계산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편안함과 친근함을 느끼고, 위협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의 귀여운 말실수나 어눌한 표현(예: 뉴진스 하니의 ‘팜국어’)은 그 서투름 속에서 순수함과 귀여움을 느끼게 하여 호감을 얻습니다. 새로운 경험에 서툴거나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순수한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브 채널 ‘슬기로운 할매생활’처럼 어르신들의 일상과 새로운 도전을 담은 콘텐츠는 많은 시청자에게 따뜻한 웃음과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또한, 삐뚤빼뚤하거나 대충 그린 듯하지만 개성이 담긴 그림이나 이모티콘(예: ‘왼그기그’ 작가의 그림, ‘대충’, ‘하찮은’ 키워드의 이모티콘)도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서 오는 친근함과 무해함으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무해력’ 트렌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까요?

무해력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피로감과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트렌드입니다. 따라서 기업이나 콘텐츠 제작자는 이러한 무해력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무해한 이미지를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과장되거나 억지로 꾸며낸 무해함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환경에 해로운 행동을 하는 ‘그린워싱’처럼, 무해한 이미지만 내세우고 실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경우 소비자의 큰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꾸밈없이 진솔하고 투명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해가 없다는 것이 곧 매력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순히 자극이 없는 것을 넘어, 무해하면서도 흥미를 유발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무해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무미건조함은 무해력과는 다릅니다. 인위적이거나 억지스러운 귀여움보다는 아이 같은 순수함, 예상치 못한 순진함에서 오는 무해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움직일 것입니다. 소비자는 진정성 있는 무해함 속에서 편안함과 함께 소소한 즐거움이나 발견의 기쁨을 얻고 싶어 합니다.

결론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주목한 무해력은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이 자극적인 세상 속에서 벗어나 편안함과 안도감을 찾으려는 중요한 경향을 반영합니다. 작고 귀여운 것,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 그리고 서투르지만 순수한 것 등 다양한 형태의 무해한 대상들이 사람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해력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이나 브랜드,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는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무해하면서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넘어, 그것이 주는 편안함과 심리적 안정감에 더욱 가치를 둘 것입니다. 여러분의 일상 속 ‘무해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작은 위안이 모여 큰 힘이 되는, 무해력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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